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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의 뒷북
읽는 것만이 책의 쓸모는 아니다. 과거 많은 가정에서 '세계문학전집'은 집을 장식하는 용도로 쓰였다. 꼭 읽지 않아도, 책은 자신의 관심이나 취향, 지적인 수준을 드러내는 기표가 된다. 실용적인 쓰임새도 있다. 지난 4월8일 조선일보는 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내보냈다. 당일 김진욱 공수처장은 '형법각론' 책을 들고 출근했는데, 1989년 초판 발간돼 수차례 개정된 책이라 현재의 법적 쟁점을 다루기에 적합치 않다는 것이다. 맞는 분석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자가 책을 어떤 용도로 인식하는지는 분명하다. 컵라면이었다면 '라면 불리는 데나 쓸 법한 책'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영화의 등장인물도 책을 다채롭게 이용한다. 책으로 사람을 때리고, 날아오는 총알이나 칼을 막는다. 책에 편지와 쪽지를 실어보내고, 암호나..
영화 (2011)는 듣기에 대한 영화다. 논픽션 소설 '헬프'를 쓰는 사람은 주인공 유지니아 스키터(엠마 스톤)이지만 책의 내용은 흑인 가정부들의 진술로 채워진다. 유지니아가 아무리 글을 잘쓴다고 해도 가정부들의 이야기 없이는 한 줄도 나아갈 수 없다. 영화 내내 유지니아는 "인터뷰를 꼭 하고 싶어요" "열두명이 더 필요해요" 가정부들에게 사정을 하고 다닌다. 정작 그녀가 글을 써내려가는 장면은 너무 짧아서 눈에 띄지 않는다. 유지니아의 듣기는 공간을 오가면서 이뤄진다. 그녀는 자주 부엌에 찾아가고 때론 흑인의 집에 들어선다. 영화에서 부엌 등 공간은 "평등하되 분리한다"는 인종차별의 현실을 드러내는 기제다. 영화의 배경인 1963년 미시시피 잭슨에서 백인은 '자기만의 방'에서 몸을 치장하거나 거실에서 ..
영화의 제목 은 짓궂은 농담이다. 2014년 개봉한 영화는 첫 장면에 추락하는 물체를 담는다. 10초 가량 추락이 이어지지만 불에 타면서 떨어지는 통에 물체의 정체는 알기 어렵다. 그러다 덜컥 화면이 바뀌고 공중부양하는 남성의 뒷모습이 보인다. "여긴 우리가 있을 곳이 아냐", 흰 팬티만 덜렁 걸친 그의 등으로 카메라가 줌인하는 동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남성은 땅으로 내려와 거울을 본다. 남자의 얼굴과 '버드맨' 글자가 적힌 포스터가 거울에 함께 비친다. 남자의 이름은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 한물 간 영화 배우다. 그가 주연한 슈퍼히어로 영화 '버드맨'은 시리즈로 제작되며 수천만 달러 흥행 수익을 거뒀다. 3편이 참패하지만 않았어도 그의 커리어는 내내 화려했을지 모른다. 물론 지금도 사람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