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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가설과 단상을 심어놓는 공간 - 뒤란 (3)
조문희의 뒷북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늘 롯데샌드가 함께 떠오른다. 입대 후 첫 휴가날, 부모님은 자식 고기 먹인다며 장 보러 가시고 집에는 나와 할머니 둘 뿐이었다. 간만에 네이트온을 켜고 친구들과의 대화에 정신이 팔린 나였다. 할머니가 사라질 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거동도 불편하신 분이 어디 가셨나, 집밖으로 나가 한참을 찾아 헤맸다. 어디에도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치매, 납치, 노인 증발 같은 부정적인 단어가 뇌리를 스쳤다. 그렇게 얼마나 헤맸을까. 아파트 정문 쪽에서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안도감과 원망이 뒤섞여 다리에 힘이 풀렸다. 도대체 어디 갔었냐며 나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런 나를 그녀는 굽은 등으로 멀뚱히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입을 열었다. "너 이거 좋아하지?" 그의 손에는 롯데샌드..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수 교양서로 거론되는 책, (안수찬)는 첫 장부터 혼란스러운 질문으로 시작한다. 1933년 2월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은퇴한 변호사 르네 랑슬랭의 아내와 딸, 가해자는 이들 집안의 두 하녀다. 하녀들은 파팽이란 성을 가진 자매로 사모를 엄마라고 부를 만큼 랑슬랭의 가족과 사이가 무척 좋았다. 그런데 랑슬랭이 잠시 출장을 떠나며 집을 비운 사이 이들은 사모와 주인집 딸을 모두 죽였다. 그냥 살해한 정도가 아니라, 눈알을 파서 거실 바닥에 놓아두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사건 발생 초기 언론의 관심은 범죄의 잔혹성을 향했다. 취재 결과 두 하녀가 주인 모녀의 눈을 뽑아낸 시점이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였다는 사실까지 나왔다...
사진부 교육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서울 등촌동의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나는 짐작했다. '시끄럽고 치열한 취재가 벌어지지는 않겠구나.' 교육을 맡은 선배가 '해고노동자 한 명이 단식을 시작하는 자리'라고 귀띔한 이후 그 짐작은 확신으로 굳었다. 막상 도착한 현장에 예상보다 많은 기자가 와 있었음에도 그랬다. 그리 예측한 이유가 있었다. 집단해고가 벌어진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 콜트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이미 13년을 이어온 주제였다. 새로이 조명할 것 무엇이겠나. 그들이 약자라서? 대개 언론은 시의성을 앞세워 보도가치를 셈한다. 이날의 기자회견에 의미가 있었다면, 얼마 전 해고노동자들이 13년 만에 사장과 얼굴을 마주했다는 것, 그러나 막상 협상은 결렬됐다는 것, 이날의 회견은 협상 결렬 이후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