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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의 뒷북
“너희들 그러다 거북목 된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갑자기 뭔 얘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고개를 쭉 내밀고 있다. 어깨는 한껏 웅크린 상태, 노트북 화면에서 누가 끌어당기기라도 하는 것 같다. 물론 목 길이나 목을 내민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자라, 남생이, 거북이 모두 똑같은 거북이 아닌가. 새삼 신경이 쓰여 목을 뒤로 당겨도 보고, 어깨를 젖히는 스트레칭도 해 보지만 별무소용이다. 30분 후면 모두가 다시 거북이 모드로 돌아간다. 이렇게 호모 사피엔스는 파충강 거북목 동물로 진화하는 것일까. '후대에서 볼 때나 진화지, 당대에는 변종 아닌가' 두려운 마음으로 선배에게 묻는다. “선배들은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시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크게 두 종류다. “나 ..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수 교양서로 거론되는 책, (안수찬)는 첫 장부터 혼란스러운 질문으로 시작한다. 1933년 2월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피해자는 은퇴한 변호사 르네 랑슬랭의 아내와 딸, 가해자는 이들 집안의 두 하녀다. 하녀들은 파팽이란 성을 가진 자매로 사모를 엄마라고 부를 만큼 랑슬랭의 가족과 사이가 무척 좋았다. 그런데 랑슬랭이 잠시 출장을 떠나며 집을 비운 사이 이들은 사모와 주인집 딸을 모두 죽였다. 그냥 살해한 정도가 아니라, 눈알을 파서 거실 바닥에 놓아두기까지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사건 발생 초기 언론의 관심은 범죄의 잔혹성을 향했다. 취재 결과 두 하녀가 주인 모녀의 눈을 뽑아낸 시점이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였다는 사실까지 나왔다...
네이버에 '디젤매니아'라는 카페가 있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옷을 좀 사야겠다는 말에 친구가 권한 커뮤니티다. 쇼핑 후기와 추천을 통해 트렌드는 물론 상품의 질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란다. 알고 보니 가입자가 무려 95만명이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야 그렇다 쳐도 블로그 글이나 다른 카페의 후기보다 특별히 나은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더 상세하다, 실제 이용자들이다, 정모도 하더라, 몇 가지 근거를 꼽아보던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튼, 뭔가 달라." 은 합리적일 줄 알았던 친구가 '아무튼'이란 말로 멈추는 지점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인 스티븐 슬로먼 브라운대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놀랍도록 무지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지하다." 화장실에서 매일 앉는 변기가 어떤 방식으로 작..
사진부 교육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서울 등촌동의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나는 짐작했다. '시끄럽고 치열한 취재가 벌어지지는 않겠구나.' 교육을 맡은 선배가 '해고노동자 한 명이 단식을 시작하는 자리'라고 귀띔한 이후 그 짐작은 확신으로 굳었다. 막상 도착한 현장에 예상보다 많은 기자가 와 있었음에도 그랬다. 그리 예측한 이유가 있었다. 집단해고가 벌어진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 콜트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이미 13년을 이어온 주제였다. 새로이 조명할 것 무엇이겠나. 그들이 약자라서? 대개 언론은 시의성을 앞세워 보도가치를 셈한다. 이날의 기자회견에 의미가 있었다면, 얼마 전 해고노동자들이 13년 만에 사장과 얼굴을 마주했다는 것, 그러나 막상 협상은 결렬됐다는 것, 이날의 회견은 협상 결렬 이후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