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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의 뒷북
사진부 교육이 한창이던 지난 13일, 서울 등촌동의 콜트콜텍 본사 앞에서 나는 짐작했다. '시끄럽고 치열한 취재가 벌어지지는 않겠구나.' 교육을 맡은 선배가 '해고노동자 한 명이 단식을 시작하는 자리'라고 귀띔한 이후 그 짐작은 확신으로 굳었다. 막상 도착한 현장에 예상보다 많은 기자가 와 있었음에도 그랬다. 그리 예측한 이유가 있었다. 집단해고가 벌어진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 콜트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이미 13년을 이어온 주제였다. 새로이 조명할 것 무엇이겠나. 그들이 약자라서? 대개 언론은 시의성을 앞세워 보도가치를 셈한다. 이날의 기자회견에 의미가 있었다면, 얼마 전 해고노동자들이 13년 만에 사장과 얼굴을 마주했다는 것, 그러나 막상 협상은 결렬됐다는 것, 이날의 회견은 협상 결렬 이후 처..
'카사바'라는 작물이 있다.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 식물로,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사람들의 주식이다. 한국의 쌀, 유럽의 밀처럼 단위 재배면적당 공급 열량이 높은 작물이어서다. 나이지리아에선 이를 갈아 전분으로 만든 후 양념간을 하는데, 한국의 밥처럼 '푸푸'라고 불리며 사랑받는다. 이 카사바 때문에 5억 명이 죽을 뻔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카사바 종 전체가 병충해 때문에 사라질 뻔했는데 카사바 하나에 의지해 생활을 꾸리던 사람의 수가 5억이었다.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대략 77억명. 5억이라면 단숨에 중요성을 획득할 만큼 큰 숫자다. 하지만 전혀 몰랐다. 카사바 자체도 들어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
옛날 사진을 들여다 볼 때면 한번씩 놀라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니, 이때는 뭐가 이렇게 촌스러웠지?’ 혹은, ‘와 정말 하나도 안 변했네.’ 전자가 시간의 간격에서 나온 차이 때문이라면, 후자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동일성에서 비롯한다. 대개 더 놀라운 쪽은 전자다. 내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2008년과 그 이후의 몇 년이 그런 옛날 사진이다. 가슴에 콕 들어박혀 한 장의 스냅샷으로 남은 기억. 그때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고, 군대를 가기 전이었다. 지금도 고등학생은 ‘대학만 가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변에서 주입받는 존재 아닌가. 어린 시절의 나 역시 그랬다. 대학생활은 처음으로 내가 세상을 처음 제눈으로 보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작점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