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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희의 뒷북
지금이야 다들 결말을 알게 됐지만 개봉 당시인 2009년만 해도 에서 주인공 둘이 끝내 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었다. '488'이란 글자가 연필로 쓰이듯 사각사각 소리와 함께 등장하면서 시작하는 영화의 첫 시퀀스는 어느 공원 벤치에 앉은 두 남녀의 모습으로 이뤄진다. 미국 LA의 스카이라인이 비치는 이곳에서 토마스 한센(조셉 고든 래빗)의 오른손 위로 썸머 핀(주이 디샤넬)이 왼손을 포갠다. 그녀의 왼손 약지엔 빛나는 반지가 끼워져 있다. 물론 해피엔딩의 예감은 잠시뿐이다. 오프닝에서 톰과 썸머로 짐작되는 소년과 소녀가 홈비디오 스타일의 영상으로 등장하고 나면, 영화는 멀쩡한 접시를 깨는 톰의 모습을 비춘다. "어떻게 된 건지 처음부터 말해봐." 동생 레이첼의 물음에 톰이 응답하면서 영화는 본론..
한 남자가 벽걸이 TV 앞에 앉았다. 흰 나이트가운을 입은 그는 오른손에 책 한권을 펼치고 있다. 밤중인 듯 어둑한 거실, TV 불빛이 그의 왼쪽 옆얼굴과 책을 비춘다. 남자는 왼손 검지손가락을 펴고 글자를 짚어가며 책을 소리내 읽는다. "챕터 1. 내가 태어나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삶에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나 자신인지 다른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내 삶의 이야기를 나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해보자. 나는 금요일 자정에 태어났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쓴 자전적 소설 (이하 '코퍼필드')의 첫 문장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영화 (1966)에서 주인공 가이 몬태그는 '방화수(fireman)'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졌다. 현실 속 영어 단어 fireman이 불을 끄는 소방관을 뜻한..
2014년 어느 새벽 미국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 앞. 기념관을 마주본 채 길게 뻗은 호수 주위로 덩치 좋은 흑인 남성이 조깅을 하고 있다. 해가 아직 떠오르지 않은듯 세상은 어둡고 멀리 워싱턴 기념탑이 보인다. 넓은 호수에 비하자니 남성은 하나의 점처럼 작고 멀리서 보는 세상은 고요하다. 덩치가 더 큰 백인 남성이 그를 몇바퀴 연달아 제쳐 버리기 전까지는. 에서 후일 팔콘이 되는 샘과 캡틴, 스티브 로저스가 처음 만나는 순간이다. 스티브는 70년만에 세상에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 그는 슈미트 박사의 뉴욕 폭격 계획을 막으려다 세상에서 사라졌다. 싸움 중 조종장치가 고장난 슈미트 박사의 폭격기가 미국에서 터지지 않도록 그린란드로 끌고 갔다가 빙하에 추락해 얼어 버렸다. 얼마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