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저널리즘토크쇼J
- 마이클최
- 메타지식
- 파팽자매
- 노동조합
- 조정문제
- 김영오
- 김승섭
-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법
- 공유지식
- 저리톡
- 책스타그램
- 집회
- 언론
- 독서
- 버닝썬
- 행복의건축
- 서울퀴어문화축제
- 사당동 더하기 25
- 세월호
- 균열일터
- 유민아빠
- 실력의배신
- 책
- 실력주의
- 영화
- 충남태안화력발전소
- 단식
- 데이비드 와일
- 캐런메싱
- Today
- Total
목록독서 (9)
조문희의 뒷북
“너 ‘남성 할당제’로 들어온 거 아냐?” 회사 선배들이 이따금 하는 말이다. 물론 농담일 확률이 높다. 웃으며 “장난이야”라는 말을 덧붙이는 걸 보면 그렇다. 하지만 농담에도 근거는 있다. 예컨대 여성이 남성보다 시험을 잘 보는 것 같다는,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 실제로 언론사 입사시험 절차 중 면접이나 실무전형 장소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이 모인다. 면접, 실무는 필기시험이란 관문을 뚫어야지만 올라올 수 있는데, 필기는 실력을 기준으로 줄을 세워 당락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선배의 농담은 일종의 삼단논법이다. ‘남자는 여자보다 실력이 좋지 않다. 너는 남자다. 그런데도 입사하다니, 뭔가 우회로가 있는 거 아니냐.’ 외양상 농담이니 일단 웃지만, 한 번씩 속이 부글부글 끓을 때가 ..
“너희들 그러다 거북목 된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갑자기 뭔 얘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고개를 쭉 내밀고 있다. 어깨는 한껏 웅크린 상태, 노트북 화면에서 누가 끌어당기기라도 하는 것 같다. 물론 목 길이나 목을 내민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자라, 남생이, 거북이 모두 똑같은 거북이 아닌가. 새삼 신경이 쓰여 목을 뒤로 당겨도 보고, 어깨를 젖히는 스트레칭도 해 보지만 별무소용이다. 30분 후면 모두가 다시 거북이 모드로 돌아간다. 이렇게 호모 사피엔스는 파충강 거북목 동물로 진화하는 것일까. '후대에서 볼 때나 진화지, 당대에는 변종 아닌가' 두려운 마음으로 선배에게 묻는다. “선배들은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시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크게 두 종류다. “나 ..
네이버에 '디젤매니아'라는 카페가 있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옷을 좀 사야겠다는 말에 친구가 권한 커뮤니티다. 쇼핑 후기와 추천을 통해 트렌드는 물론 상품의 질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란다. 알고 보니 가입자가 무려 95만명이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야 그렇다 쳐도 블로그 글이나 다른 카페의 후기보다 특별히 나은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더 상세하다, 실제 이용자들이다, 정모도 하더라, 몇 가지 근거를 꼽아보던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튼, 뭔가 달라." 은 합리적일 줄 알았던 친구가 '아무튼'이란 말로 멈추는 지점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인 스티븐 슬로먼 브라운대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놀랍도록 무지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지하다." 화장실에서 매일 앉는 변기가 어떤 방식으로 작..
'카사바'라는 작물이 있다.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 식물로,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사람들의 주식이다. 한국의 쌀, 유럽의 밀처럼 단위 재배면적당 공급 열량이 높은 작물이어서다. 나이지리아에선 이를 갈아 전분으로 만든 후 양념간을 하는데, 한국의 밥처럼 '푸푸'라고 불리며 사랑받는다. 이 카사바 때문에 5억 명이 죽을 뻔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카사바 종 전체가 병충해 때문에 사라질 뻔했는데 카사바 하나에 의지해 생활을 꾸리던 사람의 수가 5억이었다.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대략 77억명. 5억이라면 단숨에 중요성을 획득할 만큼 큰 숫자다. 하지만 전혀 몰랐다. 카사바 자체도 들어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