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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뉴스보다 느린, 뉴스보다 깊은 책읽기 - 뒷북 (9)
조문희의 뒷북
회사가 끝나면 나는 카페에 간다. 책을 읽기 위함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고는 못해도, 습관 때문인지 매일 어느 정도 분량을 눈에 담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백수일 때보다 시간은 없고, 짧은 시간에 많이 읽어야 하니 매일매일이 갈급하다. 그러면서도 욕심은 많아 시간이 빌 때마다 서점에 간다.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양껏 사 들고 집에 온다. 다 읽지 못하는 책이 태반이요, 읽는 글들도 채 소화하지 못한 채 흘려보낸다. 탐식과 소화불량이 반복되는 요즘이다. 이번 주말은 대전에서 보냈다. 자식들이 떠난 후 부모의 집은 한산하다. 사람이 줄었건만 부모가 활용하는 공간의 크기는 별다르지 않다. 떠난 자리에 사람이 들지 않으니 내 방은 창고나 다름없다. 인디아나 존스라도 된 ..
“너희들 그러다 거북목 된다.” 입사 후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갑자기 뭔 얘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고개를 쭉 내밀고 있다. 어깨는 한껏 웅크린 상태, 노트북 화면에서 누가 끌어당기기라도 하는 것 같다. 물론 목 길이나 목을 내민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자라, 남생이, 거북이 모두 똑같은 거북이 아닌가. 새삼 신경이 쓰여 목을 뒤로 당겨도 보고, 어깨를 젖히는 스트레칭도 해 보지만 별무소용이다. 30분 후면 모두가 다시 거북이 모드로 돌아간다. 이렇게 호모 사피엔스는 파충강 거북목 동물로 진화하는 것일까. '후대에서 볼 때나 진화지, 당대에는 변종 아닌가' 두려운 마음으로 선배에게 묻는다. “선배들은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시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크게 두 종류다. “나 ..
네이버에 '디젤매니아'라는 카페가 있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옷을 좀 사야겠다는 말에 친구가 권한 커뮤니티다. 쇼핑 후기와 추천을 통해 트렌드는 물론 상품의 질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란다. 알고 보니 가입자가 무려 95만명이다.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야 그렇다 쳐도 블로그 글이나 다른 카페의 후기보다 특별히 나은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더 상세하다, 실제 이용자들이다, 정모도 하더라, 몇 가지 근거를 꼽아보던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튼, 뭔가 달라." 은 합리적일 줄 알았던 친구가 '아무튼'이란 말로 멈추는 지점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인 스티븐 슬로먼 브라운대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은 놀랍도록 무지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지하다." 화장실에서 매일 앉는 변기가 어떤 방식으로 작..
'카사바'라는 작물이 있다.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긴 덩이뿌리 식물로,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과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사람들의 주식이다. 한국의 쌀, 유럽의 밀처럼 단위 재배면적당 공급 열량이 높은 작물이어서다. 나이지리아에선 이를 갈아 전분으로 만든 후 양념간을 하는데, 한국의 밥처럼 '푸푸'라고 불리며 사랑받는다. 이 카사바 때문에 5억 명이 죽을 뻔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카사바 종 전체가 병충해 때문에 사라질 뻔했는데 카사바 하나에 의지해 생활을 꾸리던 사람의 수가 5억이었다. 2019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대략 77억명. 5억이라면 단숨에 중요성을 획득할 만큼 큰 숫자다. 하지만 전혀 몰랐다. 카사바 자체도 들어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